漢詩 [한시]의 이해
한자로 쓴 시를 한시라고 하는데, 한시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.
古詩 [고시]는 중국 당나라 이전에 지어진 시로, 句數[구수]와 字數[자수]에 제한이 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시입니다.
당나라 때 近體詩[근체시]가 완성된 후에도 고시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.
고시와 반대로 近體詩[근체시]는 그 형식이 매우 엄격합니다. 이 시는 구성에 일정한 규칙이 있는데, 대표적인 시의 형태로 絕句[절구]와 律詩[율시] 등이 있습니다. 절구는 起承轉結[기승전결]의 4단으로 구성됩니다.
비슷한 어조나 어세, 비슷하거나 상반된 사물 등으로 서로 짝을 맞추어 놓은 글귀를 對句[대구]라고 하는데, 절구는 그렇게 엄격하지 않으나 율시는 엄격하게 대구를 적용합니다.
秋風唯苦吟 世路少知音 [추풍유고음 세로소지음] : 가을 바람에 괴로이 읊나니, 세상에 나를 알아주는 이 적구나.
窓外三更雨 燈前萬里心 [창외삼경우 등전만리심] : 창 밖에는 밤 깊도록 비가 내리고, 등불 앞에는 만 리를 달리는 마음이로다.
三更 [삼경] : 밤 열한 시에서 새벽 한 시 사이
- 秋夜雨中[추야우중](최치원) : 신라 말기 문장가인 최치원의 작품으로, 비 오는 가을밤에 자신을 알아줄 이 하나 없는 외로움을 읊은 시이다. 오언 절구이며, '동문선'에 실려 있다.
白頭山石磨刀盡 豆滿江水飮馬無 [백두산석마도진 두만강수음마무] : 백두산 돌은 칼을 갈아 없애고, 두만강 물은 말을 먹여 없애리라.
- 北征[북정](남이) : 조선 시대 남이 장군이 갓스물에 쓴 작품으로, 나라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기백과 늠름한 기상을 느낄 수 있다. 칠언 절구이며, '해동가요'에 실려 있다.
月白雪白天地白 山深夜深客愁深 [월백설백천지백 산심야심객수심] : 달빛도 희고 눈빛도 희니 천지가 희고, 산도 깊고 밤도 깊으니 나그네의 시름도 깊네.
燈前燈後分晝夜 山南山北判陰陽 [등전등후분주야 산남산북판음양] : 등불을 켜고 등불을 끄는 것으로 낮과 밤을 나누고, 산의 남쪽과 산의 북쪽으로 음양을 구분하네.
- 答僧金剛山詩[답승금강산시](김병연) : 김삿갓으로 유명한 조선 시대 김병연의 작품으로, 금강산의 전경을 읊은 시이다. 김병연과 스님이 한 구씩 대구로 지은 화답시로, '김립시선'에 실려 있다. 모두 16구이나 일부만 수록하였다.
牀前看月光 疑是地上霜 [상전간월광 의시지상상] : 침상에서 달빛을 보노라니, 마치 땅 위에 서리가 내린 듯.
擧頭望山月 低頭思故鄕 [거두망산월 저두사고향] : 머리 들어 산 위의 달을 바라보다가, 머리 숙여 고향을 생각하네.
-靜夜思 [정야사](이백) : 중국 최대의 시인이며, 詩仙[시선]이라 불리는 이백의 작품이다.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외로운 마음을 느낄 수 있다. 오언 절구이며, '전당시'에 실려 있다.
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 [국파산하재 성춘초목심] : 나라는 망해도 산하는 남았으니, 성에 봄이 와 초목이 무성하네.
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 [감시화천루 한별조경심] : 난세를 슬퍼하여 꽃에도 눈물이 흐르고, 이별을 한하여 새(소리)에도 가슴이 놀라는구나.
-春望[춘망](두보) : 이백과 함께 중국 최고의 시인이며, 시성으로 불리는 두보의 작품이다. 어지러운 시대에 가족과 헤어져 타향에서 덧없이 늙어가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있다. 오언 율시이며, '분류두공부시언해 초간본'에 실려 있다.
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鳥 [춘면불각효 처처문제조] : 봄 잠으로 날 새는 줄을 몰랐더니, 곳곳에서 새 지저귀는 소리 들리네.
夜來風雨聲 花落知多少 [야래풍우성 화락지다소] : 밤사이 비바람 소리 들리던데, 꽃이 떨어진 것이 얼마인지 모르겠네.
- 중국 맹호연의 작품이다. 봄이 가는 것을 아쉬워 하는 시인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. 오언 절구이다.
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[성년부중래 일일난재신] : 젊은 시절은 다시 오지 않고, 하루에 새벽은 두 번 오지 않는다.
及時當勉勵 歲月不待人 [급시당면려 세월부대인] : 때가 되었을 적에 마땅히 힘써야 하니,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.
-田園[전원]을 사랑하여 '귀거래사'라는 유명한 글을 남긴 중국 도연명의 작품이다. 시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시로, 열심히 생활하여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내용이다. 오언 고시로, '전당시'에 실려 있다.